내가면(內可面])

159. 산곶동(山串洞)

山串村開一樂窩 산곶동 마을은 낙원을 열었으니,

春風最是此中多 봄바람 여기에 가장 많이 불어오네.

尹家文筆連鳴世 윤씨 가문 문필로 명성이 높았고,

丹桂紅蓮種種科 여러 가지 과거에 두루두루 합격했네.

 

160. 고산동(孤山洞)

孤山林麓近西湖 고산골 산록은 서쪽 호수에 가까운데,

籠鶴誰家報客乎 어떤 집의 우리 속 학(鶴)이 손님 왔음을 알리네.

最是安韓居得趣 으뜸 가문 안씨 한씨 취향 맞춰 사는데,

東西籬角杞瓜紆 동편 서편 울 모서리엔 구기자 모과가 둘러있네.

 

161. 구주동(鳩州洞)

鷗洲洞在鳳山前 봉산의 앞에 있는 구주동 다다라서,

來攪南宮石枕眠 돌베개 베고 자던 남궁씨를 깨웠네.

憑問李基何處是 이 선생 있는 곳이 어디냐고 물었는데,

文章德業尙今傳 문장과 덕망이 아직도 전해 온다네.

 

162. 구하동(鳩下洞)

鳩下村前導五川 구하촌 앞에는 다섯 시냇물이 흐르고,

趙金相接一村烟 조씨와 김 씨네가 한 마을을 이루었네.

春光近借府中客 봄빛이 다가오니 고을 손님 찾아오고,

富貴鶯花年復年 부귀와 영화도 해마다 찾아오네

 

163. 황청동(黃淸洞)

黃淸水色一千年 황청리의 물색은 천 년 동안 한결같으니,

聖運乾坤海屋連 나라 운세 천지 간에 끝없이 이어지리.

因遇權兄同榻坐 권형(權兄)을 만나서 자리를 같이 하니,

指言此地足風烟 그 곳 땅을 가리키며 풍경이 흡족하다 말을 하네.

 

164. 구포촌동(舊浦村洞)

舊浦村前大海連 구 포촌 앞쪽은 큰 바다에 이어져,

南商北賈往來船 남북의 상인들이 배를 타고 드나드네.

滿盤魚膾盈樽酒 생선 안주 쟁반 가득하고 술독도 가득 차니,

杏店斜陽一醉眠 해질 녘 은행나무 주막에서 술에 취해 한숨 자네.

 

165. 옥계(玉溪)

玉溪一曲繞靑山 옥계는 한번 굽어 청산을 감아 돌고,

樹色如眠白日閑 나무는 졸린 듯 낮인데 한가롭다.

有二兪生迎我語 유 선생 두 분이 나를 맞아 말 나누니,

卜居已久此中間 이곳에 자리 잡고 산지가 오래 됐다네

 

166. 조계동(皂溪洞)

皂溪猶白碧山嵬 거무내는 오히려 희고 청산은 우뚝한데,

知是韓門次第開 한씨들이 차례차례 가문을 일으켰네.

中有一家遊洛社 그 중의 한 집은 서울에 유학했고,

棣華同日採蓮來 형제가 같은 날에 급제하고 돌아왔네.

 

167. 백씨산소(伯氏山所)

穴山西北谷縈回 혈구산 서북쪽 감아 도는 골짜기에,

巖下封塋一土坮 바위 아래 무덤과 자그마한 둔덕 있네.

瞻拜斜陽因洗淚 해질 녘 참배하고서 눈물을 씻으니,

塤聲怳惚引風來 질나팔 소리 아득하게 바람에 실려 오네.

 

168. 창원황씨(昌原黃氏)

遠上雲山石逕斜 저 멀리 구름 낀 산에 돌길이 비껴 있고,

鸎聲忽覺有人家 꾀꼬리 소리 문득 들려 인가 있음을 알려주네.

雄詞健筆黃司馬 문장과 글씨가 활달했던 황 사마는,

採得紅蓮一朶花 과거 시험 보아서 급제를 하였다네.

 

169. 동래정씨(東萊鄭氏)

谷谷幽居谷谷村 골골이 그윽하여 골골에 마을 있어,

管領春風鄭一門 정씨네 가문이 봄바람을 거느렸네.

文詞德行承承業 학문과 덕행을 가업으로 이어받아,

是祖家中有是孫 그런 조상 있는 가문 그런 후손 이어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