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내면(府內面)

52. 남산동(南山洞) 수록암(壽祿巖)

壽祿巖前壽祿增 수록암 앞에 살면 수명 복록이 늘어난다는데,

南宮世世卜居仍 남궁씨 가문이 를 이어 살고 있네.

乃知壽祿由心德 수명과 복록은 심덕(心德)에서 나옴을 알겠으니,

一鑑東天水月澄 동쪽 하늘 물에 비친 달을 거울삼고 살았네.

 

53. 구춘당(九春堂)

九春堂後幾經春 구춘당 떠나신지 몇 해가 지났는가,

碧桃紅杏尙一新 푸른 복사 붉은 살구 더욱더 새롭구나.

東岳先生題壁䪨 동악 선생 지은 시 벽에다 써붙이니,

有心嘗許卯君親 마음으로 허락한 동갑내기 친구였네.

 

54. 남산동 청송심씨(南山洞 靑松沈氏)

府南城下近郊墟 강화부 남쪽의 성 아래 근교에,

沈雅聯床坐讀書 심씨 형제 책상 놓고 글을 읽고 있었네.

道德門前春月色 도덕심 높은 문 앞에는 봄 달빛이 가득한데,

令人和悅駐征車 사람들 화락하여 가던 수레 머물게 하네.

 

55. 안파루 부내12동(晏波樓 府內12洞147)

晏波樓上坐停杯 안파루 위에 앉아 술잔을 들고 보니,

滿眼繁華次第開 번화한 집들이 차례차례 보이네.

桃李杏花三萬樹 복사꽃 살구나무가 삼만 그루나 되는데,

影中無處不樓臺 그림자 중에는 누 없는 곳이 없도다.

 

56. 진보 돈(鎭堡墩臺)

百里封疆地勢雄 백리 강도는 지세가 웅장하고,

山靑水白四環中 푸른 산 맑은 물이 사방에 둘러 있네.

十三鎭與諸墩堡 열세 개의 진보(鎭堡)와 수많은 돈는,

制勝當年凜凜風 승리하던 당시의 늠름한 풍모네.

 

57. 충신 이춘일(忠臣 李春一)

粵在丙寅失此門 병인년 난리 통에 남문을 못 지켜서,

鑰魚堞雉帶羞痕 자물쇠와 치첩에는 상처가 둘러 있네.

大呼拔劍忠臣李 호령하며 칼을 뽑던 충성신하 이춘일은,

泉下應歸不死魂 구천으로 돌아갔으련만 혼은 죽지 않았네.

58. 남제월(南臺霽月)

南山臺上久踟躕 남산 위에 올라 오래토록 머뭇는데,

霽月浮來太極圖 맑은 달 떠오르는 모습 태극도와 같구나.

流峙如看金鏡裡 흘러내린 산줄기는 금거울을 보는 듯하니,

昭昭十景一江都151) 밝고 밝은 그 모습은 강화 10경의 하나로다.

 

59. 서문동(西門洞157)) 서문루(西門樓)

瞻華樓頭倚夕陽 첨화루 지붕 위에 석양이 걸렸고,

山腰川帶共縈蒼 산허리 두른 내는 함께 얽혀 푸르다.

萋萋鍊武堂前草 연무당 앞의 풀은 무성하게 자랐는데,

幾度春秋大操場 봄가을 큰 훈련을 몇 번이나 치렀을까.

 

60. 국정동(國淨洞)

府內西連國淨村 강화부 서쪽에는 국정촌이 이어져서,

辛韓兩姓闢山門 신씨와 한씨가 산문을 열었네.

桃梨柿栗幽幽谷 복숭아 배 감과 밤이 골짜기에 그윽하고,

耕讀生涯永不諼 밭 갈고 책 읽는 삶이 영원토록 변치 않네.

 

61. 맥현제단(麥峴祭壇)

麥峴壇前不忍馳 맥현 제단 앞에는 차마 달려 지날 수 없어,

丙丁往事自然思 병자 정축년 지난 일이 저절로 생각나네.

妖氛未散愁雲黑 원통한 기운 아직 안 걷혀 검은 구름 되었으니,

一氣東天亘日維 동쪽 하늘에 그 기운이 하루 종일 이어졌네.

 

62. 사직단(社稷壇)

一府城中社稷壇 강화부 성중에 사직단이 있으니,

萬千家戶賴而安 수많은 백성들이 힘을 입고 편안해지네.

蒸民乃粒無非極 백성은 곡식을 지극히 여기지 않음이 없으니,

厚德元來氣鬱盤 후덕함이 원래부터 가득 서려 있었다오.

 

63. 문묘(文廟)

仰止樓前肅肅然 앙지루 앞에서는 마음이 숙연하네,

大成殿屹聖師筵 성전 우뚝하니 공자님의 자리일세.

三綱五典明明敎 삼강과 오륜으로 밝은 가르침 밝히니,

天地同流萬億年 천지와 함께 흘러 억만년을 이어가리.

 

64. 명륜당(明倫堂)

萬古明倫屹一堂 만고의 명륜당이 큰 집으로 솟아있고,

槐風杏雨入淸凉 느티 바람 은행 비는 청량함이 들게 한다.

敬推東岳經營意 동악 선생 경영한 뜻 미루어 생각하니,

牖我靑衿趣向方 우리 유생 나아갈 방향을 열어 주었네.

 

65. 강당 안연재(講堂 安燕齋)

數仞墻東一講堂 높은 담장 동쪽에는 큰 강당이 있으니,

故來絃誦振江鄕 예로부터 학업하는 소리 강화 고을 진동했네.

笙篁金石鏗鏘處 생황이며 금석 악기 낭랑하게 울리는 곳,

抱玉諸生共躋蹌 옥을 품은 여러 학생 다함께 예를 갖추네

 

66. 북문(北門)

鎭松門下久徘徊 진송루 성문 아래서 한참을 머물러 보니,

山自高麗屈曲來 산은 고려산에서 굽이쳐 흘러왔고,

眼下一千茅瓦屋 눈 아래는 일천 채의 초가집과 기와집,

烟火影裡半塵埃 연기 그림자 속에 절반이 티끌이네.

 

67. 여제단(厲祭壇)

門外指云厲祭壇 북문 밖 가까운 곳에 여제단이 있는데,

沈沈烟霧鬼難看 연무가 내려앉아 귀신조차 보기 어렵네.

導迎和氣年年祝 화기(和氣)를 모아서 해마다 축원하니,

庶使州人得一安 고을 사람들 모두가 편안하길 바라네.

 

68. 당주동(唐州洞)

北望唐州一谷深 북쪽 당주마을 골짜기 깊은 곳이,

世云舊邑址傳今 예전의 읍터라고 지금껏 세상에 전해오네.

後人結構東西密 뒷날의 사람들이 빼곡이 집을 짓고,

耕織生涯淡泊心 밭 갈고 옷감 짜며 담담하게 살고 있네.

 

69. 북장대(北將臺)

石築嵬然北將臺 높다란 석축 위에 북장대가 있는데,

滿山草木有風來 산 가득 숲 우거졌고 산들바람 불어오네.

誰能先據宣威武 누가 먼저 차지하여 무예 위엄 보이는가.

軍令分明數擧杯 분명한 군령 후엔 몇 잔 술이 있었겠지.

 

70. 북장춘목(北場春牧)

松岳山北草色齊 송악산 북쪽은 풀색이 가지런하고,

三三兩兩馬牛蹄 삼삼오오 늘어있는 소와 말의 발자욱들.

春風一葉聲聲笛 한 줄기 봄바람 속에 들려오는 피리소리,

吹送江天日影西 하늘 닿은 서쪽 강으로 지는 해를 보내노라

 

71. 기우청단(祈雨晴壇)

祈雨祈晴築有壇 비를 빌고 개기를 빌기 위해 쌓은 제단은,

神靈怳若鎭峯巒 신령이 깃들여 산봉우리 진압하는 듯.

推看六所皆如此 여섯 곳이 모두다 이 곳과 같을지니,

庶免人間旱澇嘆 가뭄 장마 인간 걱정 면해주길 기원하네

 

72. 행궁 궁아제단(行宮 宮娥祭壇)

祗今寥落古行宮 지금은 무너져버린 옛적의 행궁은,

後苑叢林細雨中 후원의 숲속에서 가랑비에 젖어 있네.

唯有層壇山與屹 오직 기단만이 산과 함께 우뚝하여,

年年春色杜鵑紅 해마다 맞는 봄볕에 진달래의 붉음이여.

 

73. 척천정(尺天亭)

北山下有尺天亭 북산의 아래쪽에 척천정이 있는데,

花自粧紅草自靑 꽃 절로 붉어지고 풀은 스스로 푸르네.

憶昔宋公扁額字 옛적 송공의 편액 글자를 생각하니

周旋一念侍長寧 주선 했던 일념은 장녕전 모실 생각이었네

 

74. 장녕전(長寧殿)

長寧殿古草菲菲 장녕전 옛터엔 풀만이 우거졌지만,

兩廟曾臨咫尺威 일찍이 두 임금 초상 모셔져 위엄을 보였다네.

白首丹心崔別檢 충성스런 노인이었던 최 별검이,

丙寅九月奉安歸 병인 9월 난리 피해 안전하게 옮겨 모셨다네.

 

75 세심재(洗心齋)

春風三月客登臨 봄바람 삼월에 나그네로 와서 보니,

山有寒泉可洗心 산에는 샘물 있어 내 마음을 씻을 만 해.

物累都將隨爾去 쌓인 허물 모두 다 너를 따라 보내노니,

淸閑世界廣披襟 맑고 한가한 경계로 마음이 넓어지네.

 

76. 연초헌(燕超軒)

超軒遺石壓山深 연초헌엔 초석만이 산 깊숙이 박혀있는데,

過客緣何獨坐吟 과객은 무슨 인연으로 홀로 앉아 읊조리나.

却憶當時賢太守 그 시절 생각하면 어진 태수 계셨으니,

燕居無累一淸心 얽매임 없는 맑은 마음으로 편안히 살았으리.

 

77. 규장외각(奎章外閣)

奎章閣在古宮傍 규장각은 행궁의 옆 자리에 있었는데,

一視天恩最我鄕 임금님 은혜 보여주니 우리 고장 으뜸가네.

玉牒丹書眞寶氣 옥첩과 단서는 참된 보배 기운이니,

海西夜夜亘虹光 서쪽 바다엔 밤마다 무지개빛 뻗혔네.

 

78. 상아(上衙)

以寬堂上覺新晴 이관당에 오르니 새로 맑아짐을 느끼는데,

伊昔保釐文武營 그 옛적 보리문무영이 있었네.

畵角時時簾外起 때때로 화각 소리 주렴 밖으로 들렸으리니,

平臨六十六州城 예순 여섯 고을과 성곽 평화롭게 다스렸네.

 

79. 객사(客舍)

海口館前官道橫 해구관 앞에는 큰길이 뻗어 있고,

廳房倉庫昔盈盈 관공서와 창고들이 옛적엔 즐비했었네.

丙寅甲午何堪說 병인년과 갑오년 일을 어찌 말로 하겠는가,

十有兩三仍舊名 열여섯 개 옛 건물의 이름이 남아있네.

 

80. 민풍시(民風詩)

金公昔日涖江鄕 김상익 공 옛적에 강화에 부임하여,

詩誦民風二十章 백성들의 풍속을 20수 시(詩)로 읊었었지.

耕織漁塩多少字 밭 갈고 옷감 짜고 어염 일을 몇몇 글자로 짓되,

最先保障海西方 서쪽 바다 지키는 일을 우선으로 삼았네.

 

81. 도과(道科)

文武道科別典垂 문무 도과에 별전이 행해져 왔는데,

通喬豊邑亦無遺 통진교동 풍덕읍도 포괄하여 치러졌네.

紅牌丹桂春風客 홍패와 단계를 내려 받은 젊은이는,

盡是朝廷稷卨夔 모두다 조정의 명신들이 되었네.

 

82. 공도회(公都會)

都會古規陞補同 공도회의 옛 규범은 승보시205)와 같은데,

三場詩賦擇精工 삼장의 시부로 인재를 뽑았네.

年年貢擧從原數 정해진 인원을 해마다 올렸기에,

伊昔江州蔚士風 예로부터 강화는 선비풍(학구열)이 높았었네.

 

83. 이아(貳衙)

敬愛堂中太守閑 경애당의 태수는 일이 없어 한가하니,

時時拄笏對西山 때때로 홀을 괴고 서산을 했었지.

最是李公循良政 으뜸은 이공(李公)의 어진 정치를 꼽는데,

十七碑傳里巷間 열일곱 마을 사람들이 세운 비석이 전해오네.

 

84. 중영(中營)

挽河軒上甲兵收 만하헌 안에는 갑옷 병기 거둬두니,

曾是昇平累百秋 일찍부터 오랜 세월 평화로운 때문이네.

今日惟餘房一二 오늘에는 한두 개의 방만이 겨우 남아,

敎員課字此中留 교원이 머물면서 학업을 권면하네.

 

85. 진무영 열무당(鎭撫營 閱武堂)

閱武堂高大將筵 열무당 드높으니 장의 지휘소라.

試才月月又年年 달마다 해마다 재주를 시험하네.
兼是春秋操鍊日 봄과 가을 두 차례 열병 훈련 하던 날은,
麾下軍容萬六千 휘하의 군사가 만육천 명이나 되었네.

86. 선원비각(仙源碑閣)

舊南門址閣丹靑 옛적 남문 있던 터의 단청한 비각에,
一石嵬然紀丙丁 비석하나 우뚝하니 병자·정축년 일 적혀 있네.
硝火聲中金相國 화약 폭발 소리 속에 김상국이 있었으니,
萬古貞忠貫日明 만고의 충정은 해를 뚫고 밝았다네.

87. 시장(市場)

閱武堂前一市場 열무당 앞쪽에 큰 시장이 있는데,
日之二七列廛商 2일과 7일에는 가게들이 늘어서네.
朝來暮去紛紛處 아침에 왔다 저녁에 가는 분주한 곳이지만,
殖貨何人辨出藏 돈 버는데 어느 누가 오고 감을 따지겠나

88. 용흥궁(龍興宮)

龍興宮裡五雲多 용흥궁 안쪽에 오색구름 가득하니,
庚戌元年海內歌 경술(1860) 원년 강화섬에 노래 소리 울렸었네.
江水益深山益重 강물 더욱 깊이 흐르고 산 또한 첩첩하니,
昇平日月聿中和 태평스런 세월이 중화를 이루었네.

89. 육궁(六宮)

六宮昔日倣京師 육궁은 옛적의 서울을 본떴는데,
空逐飛灰但有基 무너지고 먼지 날려 그 터만 남아있네.
到此行人皆指點 지나가는 행인들이 그 지점을 가리킬 뿐,
飛花殘草幾多時 꽃 날리고 풀 시든 세월 몇 차례나 지났는가.

90. 강화부내 심부윤(沈府尹)

沈府尹來按此城 심 부윤이 부임해와 강화성을 다스리며,

迎儒昔日大開黌 선비를 모셔다가 학교를 열었었네.

千秋尙有文翁化 오랜 세월 지났어도 선생 교화 남았으니,

處處相聞講讀聲 책 읽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리네

 

91. 강화부내 최판서(崔判書)

崔判書曾此土生 최판서는 일찍이 이곳에서 태어나,

海東夫子特垂名 ʻ해동부자ʼ 칭호를 특별히 받았다네.

天朝亦是稱楊震 ʻ동방의 양진ʼ이라 중국서도 불렸으니,

兩國江山共著明 두 나라 강산에서 다함께 저명했네.

 

92. 강화부내 김효자(金孝子)

金孝子居此府城 김창구 효자는 강화부에 살았는데,

海東黔婁一紅旌 해동의 검루214)라고 정려문을 받았다네.

氷魚山虎從何出 얼음속 잉어와 산 호랑이가 어디에서 나왔는가.

知有天翁著此誠 하늘은 알고 있다네, 이 정성에서 나온 것을.

 

93. 성황단(城隍壇)

亭子山頭有一壇 정자산 꼭기에 제단이 있는데,

城隍祭所鬱如盤 성황의 제사장소로 반석처럼 성하다

雉頭獸角環周勢 꿩머리와 짐승 뿔이 주위를 감싼 형세이니,

賴使江州保泰安 강화의 평안 보전을 여기에 의지했네

 

94. 고려궁지(高麗宮址)

麗王何事昔移都 고려왕은 무슨 일로 도읍을 옮겨 왔나,

延慶康安摠虛無 연경궁과 강안전이 모두 다 허무하네.

埋地洪鍾誰敢發 땅에 묻힌 큰 종을 누가 감히 꺼내겠나,

滿天雷雨卽時驅 하늘 가득 우레 소리가 곧바로 몰아친다는데

 

95. 동문(東門)

望漢樓前望漢陽 망한루 앞에 서서 한양을 바라보니,

圓紅朝旭自東方 붉고 둥근 아침 해가 동쪽에서 일어나네.

操兵場上菲菲草 병사들의 조련장은 풀들만이 무성하고,

含得光輝未吐芳 햇빛을 머금었지만 향기 내지 못하네

 

96. 강화부성(江華府城)

環城終日感懷多 성을 돌다 해가 지니 감회가 많구나,

五十年間變幾何 지나간 오십 년 동안 변란이 몇 번 있었는가.

官吏武文多少式 문무의 관리들이 많았을 터인데,

摠如一劫夢中過 모두가 한순간의 꿈처럼 지나갔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