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도면(上道面)

187. 하일동(霞逸洞)

霞峴西南谷谷幽 하현의 서남쪽은 골짝마다 그윽한데,

山中宰相古今留 재상이 예로부터 이 산중에 머물고 있네.

二公宅址三公墓 두 정승의 집터와 세 정승의 무덤있어,

云是江州第一區 이곳을 강화도의 ʻ제일구(第一區)ʼ이라고 부른다네.

 

188. 하촌(霞村)

霞村卜築幾人基 하촌에 집을 짓고 누구 누구 터 잡았나,

南望貂皮一筆奇 남쪽의 초피산은 붓끝처럼 기이하다.

閔朴許同三逕月 민씨와 박씨가 함께 세 달 지내고서,

桂蓮掛榜又時時 과거 시험 함께 보고 함께 급제 하였다네.

 

189. 묵와선생(黙窩先生)

春風來拜黙窩翁 봄바람 쐬면서 묵와선생께 절을 하네,

世世家聲學業崇 학업 숭상 가문 명성 로 이어온 때문.

識得箇中淸意味 사물의 밝은 의미 훤히 알고 있었지만,

時人浮說摠如聾 세상의 경박한 말은 귀를 막고 안 들었네.

 

190. 능내동(陵內洞)

陵內村中草結廬 능내촌 가운데에 풀을 엮어 집을 짓고,

金申坐讀古人書 김씨와 신씨가 고전을 읽고 있네.

蔭郎庠士何歸速 음직 낭관 지낸 그는 어찌 빨리 돌아가셨나,

尤是情雲鎖舊居 정다운 구름만 옛집을 에워싸고 있구나.

 

191. 가릉(嘉陵)

一片鎭江碧幾層 진강산 한쪽 편에 겹겹의 푸른 기운 감돌고,

白雲多處是嘉陵 흰 구름 많은 곳에 가릉이 있다네.

年年杜宇東風淚 해마다 두견새는 동풍에 눈물짓고,

每向開花百感增 개경을 향할 때마다 만감이 더한다네.

 

192. 조산동(造山洞)

造洞來尋李石翁 조산동에 이르러 이석 옹을 찾아가니,

梅蘭菊竹屋西東 매란국죽 사군자가 집 주위에 둘러있네.

四時長得春風氣 사계절 내내토록 봄기운을 얻었는가,

倚案淸談老亦雄 책상 기어 하시는 말씀 늙었지만 힘이 있네.

 

193. 장하동(場下洞)

古木春深荷麓村 하록촌의 고목에도 봄기운이 완연한데,

權公舊第逈開門 권 선생 옛집엔 저 멀리 문 열렸네.

追思四十年前事 사십 년 전의 일을 돌이켜 생각하면,

牖我書中自有源 내가 쓰는 글솜씨의 연원이 여기 있네

 

194. 청주한씨(淸州韓氏)

鎭江山下列韓門 진강산 아래에 한씨 가문 모여 사니,

認是槐亭裕後昆 이들은 모두가 삼괴정의 후손이네.

入室眞工司馬老 입실 공부 바르게 하여 진사로 늙어 가니,

至今光彩動文垣 지금까지 문장으로 빛을 발하고 있구나.

 

195. 평해황씨(平海黃氏)

欲問荷軒正悄然 하헌 을 방문하려니 정녕 숙연하여지네,

穉蘭小屋兩三椽 어린 난초 있는 작은 집에 서까래 두세 개 뿐.

眞源覺得淸如許 참된 근원 청백함을 깨달아 얻었나니,

薇月藝風度六年 미월(薇月) 예풍(藝風)과 함께 6년 세월을 보냈었네

 

196. 석릉(碩陵)

碩陵知在鎭江巒 석릉이 진강산에 자리함을 아노니,

獨閉空林月影寒 빈숲에 홀로 문 닫고 있자니 달그림자 차갑구나.

猗我聖朝封築謹 아, 우리나라 조정에서 봉분을 수축하고,

年年奉審地方官 해마다 지방 관리가 받들어 살핀다네.

 

197. 장두동(場頭洞)

場頭洞在野中間 장두동은 들판의 가운데에 있는데,

低麓如籬四面環 낮은 기슭 울타리처럼 사면을 둘렀네.

列屋東南誰是主 동남쪽에 늘어선 집은 주인이 누구일까,

安居樂業摠閑閑 안씨들이 생업을 즐기며 사니 모든 것이 한가롭네.

 

198. 추포정(秋浦亭)

秋浦亭墟摠緲然 추포정 옛터는 아련하기만 하니,

一坪水色一空烟 온 들에는 물빛이요 온 하늘에는 연기일세.

堤頭香木人猶指 제방위의 향나무를 사람들이 가리키며,

曾繫黃公釣月船 일찍이 황공이 낚시배를 묶었었다네.

 

199. 가릉포(嘉陵浦)

嘉陵春水晩來生 가릉벌의 봄물이 늦게야 고여서,

荷鍤紛紛灌稻坪 가래질 바삐하여 논에다 물을 네.

靜聽老農桑下語 늙은 농부 뽕나무 밑에서 하는 말 조용히 들어 보니,

風調雨順際昇平 풍우가 순조로워야 태평세월 맞을 텐데.